베네베네2010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52
02-555-8968
2023년 1월에 런치코스 (1인 38,000원)를 이용해보았다. 삼성 이재용 회장이 종종 이용한다는 음식점으로 알려져있어 가보기로 했다. 회장님이 본인의 재산에 비해 지나치게 검소한 음식을 먹는다는 농담을 하면서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갔다. 지하철 역과는 거리가 있어 차량으로 이동했는데 발렛 주차가 가능했다. 네비로 찍고 찾아갔는데도 처음엔 건물을 찾기가 어려웠지만, 이 빨간색 건물이 보인다면, 측면으로 이동해서 발렛을 요청하면 된다. 메뉴는 신선한 제철 재료들을 매일매일 바꿔가며 조합하는 것 같았다. 메뉴판은 오래전에 만들어 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메뉴를 작성해서 출력하는 것 같았다.
방어회를 소금후추로 마리네이드 하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샤인머스캣과 허브를 얹어서 제공된 애피타이저. 개인적으로 방어에서 살짝 복합적인 향이 나서 식감을 돋우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굴을 넣은 알리올리오는 오늘 나온 메뉴 중 가장 맛있게 먹었다. 특히 굴은 특유의 비린 냄새 때문에 생으로든 익혀서든 잘 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마늘과 치즈 올리브오일의 조합이 너무 고소하고 적당히 기름졌다.
벌교 꼬막과 봄동을 넣은 리조또는, 재료 조합이 특이하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크림소스의 느끼한 리조또 맛과는 거리가 멀었고, 봄동이 사각사각한 식감이 있어서 부드럽게 넘어가길 기대했던 것에 비해 조금은 실망스러운 점도 있었다.
메인으로 요리 세 개가 나왔다. 한우와 양고기에는 기본 런치가격에 추가금이 있었다. 이 중에는 양갈비가 살짝 기름과 육즙이 있으면서 양식집에서 기대하는 스테이크 맛에 가까웠다. 메인 접시만 보면 양이 적은 것이 아쉬워보일 수 있지만, 이제까지 나왔던 메뉴들이 헤비했기 때문에 실제로 먹을 때는 아쉽지 않았다. 의외로 사이드에 곁들여진 방울양배추와 시금치가 재료의 신선함과 식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익어 맛있었다.
상큼한 올리브오일은 특이한 단어조합인데다가, 이걸 후식으로 쓴다는 건 생각도 하지 못했다. 보들보들하고 달콤한 푸딩 위에 딸기와 민트를 얹고, 드레싱 대신 올리브오일을 잔뜩 올려 후식으로 내었는데 맛이 의외로 상큼했다.
그러고보니 애피타이저 방어회부터 모든 메뉴에 올리브오일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이 집의 시그니쳐는 올리브오일이었다. 메뉴판 위에 따로 판매한다고 써있을 정도로 자신감있게 느껴졌다. 메뉴를 맛보고 이 올리브오일만 있으면 나도 집에서 이탈리아식 가정식 같은 걸 비슷하게라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한국의 제철음식과 시그니쳐 올리브오일을 곁들인 새로운 메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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