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과정을 한 번 겪고 나서, 나에게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너무 많았다.
- 예측할 수 없는 내 몸의 컨디션
- 주변의 걱정과 응원
- 병원 갈 때마다 수납하는 진찰비, 약제비, 시술비, 검사비 등
- 진료와 검사시의 고통
- 병원에서 진찰볼 때 긴 기다림, 다음 주기가 올 때까지 무한기다림
- 호르몬에 따른 나의 감정상태
- 진찰실에서의 긴장감
- 중요한 시술을 앞뒀는데 업무스트레스가 몰려와 시술에 집중할 수 없는 것
그 중의 제일은, 회사와 난임병원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었다.
예측할 수 없는 나의 몸 컨디션과 시술 일정때문에 갑자기 하루전날 회사에 휴가를 내야만 하는 일정도 있었고, 급하게 반차를 쓰는 일이 잦았다. 나의 회사는 나를 대체할 근무자에게 미리 업무 인수인계가 필요한 곳이었고, 특히나 경직된 회사 문화때문에 휴가를 쓰려면 며칠 전부터 미리 상부에 보고하고 중복 휴가자가 없도록 일정을 맞춰야 하는 곳이다.
이런 딱딱한 회사에서 시험관 하고있다고 오픈하지 않은 상태에서 난임병원을 몰래 다니기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난임병원은 몸 상태와 주치의 선생님의 근무스케쥴에 따라서 진료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고, 난자채취와 수정란이식할 때는 하루를 통으로 빼야 하기에 부담이 컸다.
이번에 첫 번째 난자채취를 하게 되었는데, 이 달의 직원휴가 일정표를 보니 내 대체직원분들의 휴가가 먼저 표시가 되어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생리 시작일자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이번 달 채취하는 시기에 반차나 휴가내기는 불가능..... 제발 주말에 꼭 해야한다고 휴가 못낸다고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려 토요일로 날짜를 겨우 맞춰주셨다. 대기하는 사람도 많고 토요일에 환자가 많이 밀려있으실텐데 일정을 정리해주셔서 감사했다. 한 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은 휴직까지 하며 치료에 올인하는데 회사일도 해내고싶고 좋은 가정도 갖고싶고,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욕심때문에 힘든 것인가 반성이 되기도 한다.
당분간 아침 7:30에 조기진료를 자주 이용하려고 한다. 나의 주치의선생님은 일주일에 단 하루만 조기진료를 하시지만, 아침 첫 진료를 1등으로 보고 제시간에 자연스럽게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선 주치의선생님 만나기를 포기해야 한다. 좋은 병원이니까 선생님들 모두 유능하실테니, 주치의를 못만났다고 해서 크게 마음쓰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것도 큰 병원에 비싼 병원비 내고 다니는 장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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